李 '백현동 의혹' 따라 나올 수도
3일 대장동·백현동 재판 3주 만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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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현동 의혹으로 유죄를 확정 받은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판결문에서 김씨가 사실상 '공범'으로 기재돼 있는데, 아직 수사를 받고 있는 김씨가 범행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증언 요청'이 있었던 통화에서도 김씨가 이 대표에 백현동 관련 설명을 하는 정황도 포착된 상황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김씨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벌어졌던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은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가 2015년경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개발 과정에서 자연·보전녹지지역이던 부지가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상향 조정됐다.
김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백현동 개발의 각종 인허가 알선 등 대가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현금 총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김씨 역시 이 사건에 깊숙하게 연관돼있다. 확정된 김 전 대표의 2심 판결문을 보면 김씨는 김 전 대표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밀했다.
지난 2012년 정 회장이 백현동 개발 관련 성남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자, 김 전 대표를 중간에서 연결·조율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대표는 정 회장에게 74억5000만원을 받자, 그 중 김씨에게 약속한 지분 11억원 가운데 6억원을 정산해주기도 했다.
법원이 김 전 대표의 알선수재 범행에 김씨가 공범으로 함께 했다고 보고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나왔지만, 김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일각에선 검찰이 김씨를 통해 이 대표와 백현동 의혹 사이의 연관성을 발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위해 일종의 '플리 바기닝(유죄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씨가 이 대표의 백현동 의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정황은 이 대표가 김씨에게 증언 요청을 했던 전화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18년 12월 22일 이 대표가 김씨에게 이른바 '기억나는 대로 증언해달라'라고 한 통화에서. 이 대표가 먼저 김씨에게 "인섭이 형님(김 전 대표)은 요새 만납니까?"라고 물어본다. 이에 김씨가 당시 김 전 대표와 정 회장 사이에 있었던 민사소송에 대해 설명한다.
이 대표는 "자기들끼리 잘 해결하겠지"라면서도 재차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진척은 얼마나 됐는지", "어떤 부분으로 싸우고 있는지" 등을 캐묻는다. 김씨는 설명을 하면서도 말미에 "일단 모른 척하고 계시고요"라고 덧붙인다.
결국 정 회장의 부탁을 전달한 김 전 대표의 알선행위로 이 대표가 백현동 부지 용도를 상향했는지가 이 대표의 유무죄를 가를 쟁점인데, 해당 전화에선 이 대표가 정 회장과 김 전 대표 두 사람이 백현동 부지를 갖고 분쟁을 벌일 정도의 사업 공동체였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난다. 이 대표가 김 전 대표의 부탁을 받았더라면 정 회장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란 인식이 충분히 있었을 수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돼, 이 대표에게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를 선고했던 김동현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아직 백현동 의혹은 본격 심리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최근 위례 부분을 마무리 하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12일을 마지막으로 3주간 재판이 열리지 않다가, 오는 3일과 6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재판이 재개될 예정이다. 대장동 사건 규모가 비교적 방대해 백현동 의혹 심리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