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호재 선반영 영향 하락폭 클듯
재건축 추진력 약해… 하향세 예상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1기 신도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13개 구역·3만6000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선도지구를 발표했다. 선도지구는 각 지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종의 시범단지다. 지정만 되면 안전진단 완화·면제, 용도지역 변경, 용적률 상향, 인허가 통합심의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선정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하지만 그만큼 선도지구 지정 여부에 따른 단지별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선도지구 지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단지들 중에선 직전 실거래가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 책정된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 분당에서 선도지구 유력 단지로 꼽혔던 시범삼성한신아파트와 파크타운 전용면적 84㎡형 최저 호가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각각 1200만원, 3500만원 낮은 16억2000만원, 1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하반기 초까지만 해도 선도지구 선정 기대감에 여러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적지 않게 이뤄졌다"며 "선도지구 선정에 성공한 단지들의 호가는 최대 수억원씩 뛴 반면, 그렇지 못한 단지들의 호가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산신도시 후곡마을8단지도 선도지구 탈락 실망감에 전용 134㎡형 매물이 직전 실거래가인 7억6000만원보다 4000만원 저렴한 7억2000만원에 나와 있다. 인근 '강촌마을1단지' 전용 84㎡형 호가 역시 직전 거래가보다 3500만원 낮은 6억6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중동신도시 소재 '중흥마을 신동아' 전용 134㎡형, '미리내마을 은하수타운' 전용 54㎡형 매물도 최근 실거래가 대비 1억1500만원, 7500만원 떨어진 7억3000만원, 3억6500만원에 집주인을 찾고 있다.
선도지구에서 탈락한 단지들의 호가 및 매매가격은 당분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도지구 지정 단지 대비 재건축 추진 동력이 부족해 원활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선도지구 지정 기대감이 집값에 선제 반영돼 있었다는 점도 집값 방어 측면에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높은 주민동의율 확보 등 선도지구 지정 기대감이 특히 높았던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크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비(非)선도지구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기 전까진 매수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