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운영비 절감”… 지점 줄이고 출장소 늘리는 은행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02010000413

글자크기

닫기

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1. 01. 17:54

작년 3분기 372곳… 전년대비 6곳↑
특화 서비스 등 운영 효율화 도움
KB, 이달 중 85곳 출장소로 전환
지점 통폐합으로 은행 영업점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출장소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비용과 인력이 지점보다 훨씬 적은 데다가, 큰 리스크 없이 특화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어 운영 효율화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출장소는 372개로, 전년 말 대비 6곳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도 19곳이 늘었다. 은행 지점이 통폐합되는 추세임에도 출장소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과 운영 효율화를 명목으로 지점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작년 3분기 기준 2420곳으로, 2023년 말보다 40곳이 줄었다.

은행 출장소는 일반 지점보다 규모가 작은 점포다. 인력이 10명을 넘어가는 지점과 달리 출장소의 운영 인력은 평균 2~3명 수준이고, 가능한 업무도 한정적이다. 통상 예·적금 등 수신업무와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간단한 대출 업무는 가능하지만, 법률상으로 기업여신은 취급할 수 없다. 은행들은 주로 대고객 업무 비중이 높은 곳에 이 같은 출장소를 설치하고 있다.

은행들이 지점은 줄이면서도 출장소를 늘리는 건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시중은행의 평균 지점 운영비용은 24억5000만원, 평균 운영인력도 12.6명에 달했다.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작년 3분기 534개(하나은행)~703개(KB국민은행)로, 이를 해당 운영비용으로 계산하면 매년 1조3083억~1조7223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반면 특정 지점에 소속된 출장소는 별도의 운영예산 없이 모점의 운영비를 통합해 사용하는 데다, 평균 운영인력도 3.1명으로 훨씬 적다.

출장소를 특정 서비스에 특화시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2월 경기 고양 '탄현역 출장소'를 중장년층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특화 점포로 탈바꿈시켰고, 우리은행도 2022년 말부터 서울 동소문·영등포·화곡동 출장소를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플러스점'으로 개설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경기도 양주와 경북 영주에 출장소 형태의 공동 점포를 선보인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수요보다 일반 고객 수요의 비중이 큰 곳은 사실상 출장소의 업무 범위만으로도 충분해, (지점을) 운영비가 크지 않은 출장소로 전환하거나 다른 지점으로 통폐합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화 점포를 만들 때도 규모가 작은 출장소에 먼저 시험 적용해 보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올해에도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예고하면서, 은행 출장소의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2023년 '은행 점포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권에 점포 폐쇄 시 출장소 등 소규모 점포나 공동 점포를 대체 수단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전국 26개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할 예정이며, 신한은행도 올 초 24개 지점을 통합 대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이달 21일 전국 85개 지점을 출장소로 대거 전환할 방침이다.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