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AI 모델 오픈 AI 능가
정체 오리무중, 中 정부 지원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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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전체 이름 역시 기이하기만 하다. 선두추쒀런궁즈넝지추지수옌주(深度求索人工智能基礎技術硏究)유한공사로 돼 있다. 업계에서는 그저 선두추쒀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알고 있기는 하나 정작 업체 소재지인 항저우의 시민들은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체가 오리무중임에도 실리콘밸리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역시 미국 거대 기업들의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 깜짝 놀랄 만한 기술력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딥시크의 창업자는 광둥(廣東)성 잔장(湛江) 출신인 량원펑(梁文鋒·40) 회장으로 베이징, 칭화(淸華)대에 버금 가는 명문인 저장(浙江)대에서 정보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30세 때인 2015년 대학 동창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기법을 선구적으로 적용해 자금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몇 년 지나지 않아 펀드의 자산은 80억 달러(11조5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하나 이 부분은 검증이 다소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AI 연구소를 설립, 운영하면서 독립적인 회사로 분리해 딥시크를 창업한 것은 그나마 팩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딥시크는 첫번째 오픈소스 AI 모델인 '딥시크 코더(Coder)'를 2023년 11월 세상에 처음 선을 보였다. 이어 작년 1월 초에는 마침내 자사 최초로 '딥시크 거대언어모델(LLM)'을 출시,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이후 '딥시크 매스(Math)', '딥시크 VL', '딥시크 V2', '딥시크 코더 V2'를 잇따라 출시, 실리콘밸리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작년 12월 말에는 새 모델인 '딥시크-V3' 시리즈의 첫 번째 버전을 공식 출시하는 동시에 오픈 소스화하는 행보에도 나서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마저 불러왔다. 미국의 CNN이 그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에 빗대 높이 평가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글로벌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를 만큼 존재감이 대단하기는 하나 현재 딥시크의 외형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우선 자본금이 1000만 위안(元·19억9900만 원)에 불과하다. 지분은 저장성 닝보(寧波)에 소재한 청언(程恩)기업관리자문합자기업이 99%, 량 회장이 1%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원은 100여 명 전후로 대부분 항저우 본사와 베이징 지점에 근무하면서 연구,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직원 수가 오픈 AI의 5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인력 운용 분야에 있어서는 가성비를 자랑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한다는 의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앞으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의 향후 기업 전망이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