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고 인프라 잘 갖춘 단지 쏟아져
3기 신도시 8000가구 등 2만8000가구 연내 분양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변 시세보다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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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공공주택지구(공공택지지구)에서 공급하는 공공분양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침 올해부터 수도권 3기 신도시(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지구)에서 공공분양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3기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수도권 알짜 택지지구에서도 올해 적지 않은 공공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올해 수도권 3기 신도시 8000가구를 포함한 총 2만8000가구의 공공주택 본청약이 진행되는 것이다.
올해 공공분양 주택이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분양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비교해선 가격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점친다. 전문가들도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분양 단지를 노려보라고 조언한다.
◇고양 창릉지구, 올해 첫 3기 신도시 본청약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 고양 창릉지구를 시작으로 올해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 80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아파트 본청약이 진행된다. 공급 물량은 고양 창릉 1792가구, 하남 교산 1115가구, 남양주 왕숙 3070가구, 부천 대장 1960가구 등이다.
3기 신도시 중 올해 공공분양 주택 공급의 신호탄을 쏘는 곳은 고양 덕양구 원흥·동산·용두·향동동 일대(789만㎡)에 조성되는 고양 창릉지구다. 이번 공급 물량은 A4블록(603가구)과 S5(759가구)·S6블록(430가구) 등이다. 이달 17일부터 이틀간 사전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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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에서 S5블록 전용 84㎡는 1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5와 S6블록의 나머지 중소형 주택은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사전청약 당첨분을 제외하면 391가구가 일반 분양에 들어간다. 일반 청약 물량은 A4블록 186가구, S5블록 126가구, S6블록 79가구다.
A4블록은 이달 19~21일 일반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S5·S6블록은 이달 19일 특별공급 신청 접수 후 20일부터 21일까지 일반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입주는 A4블록이 2027년 12월, S5·S6블록이 2028년 1월 예정이다.
고양 창릉지구는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3기 신도시 중 서울과 가장 가깝다. 인근에 고양 원흥지구가 있어 생활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교통 환경도 좋은 편이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원흥·삼송역), 경의중앙선(한국항공대역)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창릉역이 2030년 개통한다. 서울역·삼성역 등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지난해 12월 기본계획을 승인받은 고양은평선도 주목할 만하다. 고양시청역에서 창릉지구를 지나 서울 새절역(6호선)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향후 고양은평선은 서부선(추진 중)과 직결된다. 환승 없이 여의도와 서울대입구역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서울~문산고속도로와 자유로, 제2자유로 등 도로 교통망도 잘 깔려 있다.
창릉지구 본청약은 올해 공급될 8000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 청약 흥행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청약 결과에 따라 추후 공급 속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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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하남 교산신도시에서 1115가구가 본청약을 받는다. 교산지구 첫 아파트 단지인 A-2블록에 들어서는 공공주택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자체 브랜드가 아닌 민간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달게 된다. A-2블록은 공공주택 단지이지만,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민간 참여 사업자로 선정된 대우건설은 이 아파트 단지에 돌봄센터, 키즈카페, 어린이도서관, 실내놀이터, 공유오피스, 커뮤니티 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주는 오는 2027년로 잡혀 있다.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하남시청과 하남 스타필드 등도 가까이 있다.
하남시 천현동과 항동, 교산동 일대(686만㎡)에 들어서는 교산지구는 3기 신도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하남 감일지구와 가깝다. 서울 강동·송파구도 인근에 있다.
지하철 3호선 연장도 예정돼 있다. 2개 역이 신도시를 관통할 전망이다. 3호선 연장선이 개통하면 병원(일원역·삼성서울병원)과 학원가(대치역), 업무지구(교대역)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이와 함께 GTX-D노선 개통 호재도 안고 있다.
도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교산신도시 중심을 중부고속도로가 가로지르며, 서쪽으로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지난다. 세종포천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이 최근 개통해 도로망은 더 좋아졌다.
이르면 4월에는 부천 대장신도시에서 1960가구가 풀린다. A5·A6블록 등 4개 단지가 본청약에 나선다.
A5·6블록은 신혼희망타운으로 각각 638가구와 461가구를 공급한다. A7블록(473가구)과 A8블록(392가구)은 공공주택(뉴홈) 일반형이다. 2027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이들 4개 단지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장홍대선 역 부근에 들어서는 역세권 아파트 단지다. 대장홍대선이 뚫리면 서울 홍대까지 50분 걸리던 이동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된다.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부터 고양 덕은지구, 서울 홍대까지 12개 역, 약 20㎞를 운행하는 노선이다. 서울 도심을 지나지는 않지만 현재 계획된 10개 역 중 6곳이 환승역이라 서울 주요 지역을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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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대장·오정·원종·삼정동 일원에 조성하는 대장신도시(345만㎡)는 다른 3기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김포공항과 마곡지구가 가까운데다 남서쪽으로 서운산업단지·오정물류단지·오정산단 등이 있어 산단 배후지 및 직주근접 자족도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반기에는 남양주 왕숙신도시에서 3070가구가 본청약에 나선다. A1·A2·A24블록과 B1·B2·B17블록 등 총 6개 단지로, 올해 본청약을 진행하는 3기 신도시 중에서 물량이 가장 많다.
왕숙지구는 남양주 다산신도시 북쪽에 자리한 1지구(진접·진건·퇴계원읍)와 다산신도시 동쪽에 있는 2지구(일패·이패동)로 나뉜다. 올해 공급되는 단지들은 A2블록(608가구)과 B1(560가구) 등 주로 1지구 북측에 있다.9호선 연장선과 4호선 연장선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다.
3기 신도시가 아닌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에서도 올해 1만3000여 가구가 집주인을 찾는다. 서울 마곡지구(120가구)와 과천 주암지구(1620가구), 구리 갈매역세권(1740가구), 남양주 진접2지구(2050가구), 고양 장항지구(870가구) 등 입지가 좋은 곳도 많아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높다.
◇관건은 분양가… 청약 흥행 '안갯속'
공공분양 아파트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분양가)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변 시세 대비 10~20%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가 정해진다. 특히 공공분양 아파트는 비슷한 입지에, 똑같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더라도 민간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공공분양 아파트라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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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3기 신도시 청약 흥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본청약 포기가 얼마나 나올지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공공분양주택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 계양지구 A2블록에서는 사전청약 당첨자 562명 중 41.8%에 달하는 235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확정 분양가(본청약 분양가)가 추정분양가보다 최대 18.2%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분양가 올랐지만… "청약 경쟁 치열할 듯"
그럼에도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공공분양 아파트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 하더라도 공사비 상승 흐름은 막을 수 없고,수도권 공급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주택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고양 창릉 S5블록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7억7289만원으로, 추정 분양가(6억7300만원)보다 1억원가량 뛰었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많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고양 원흥 동일 스위트' 전용 84㎡(14층)는 지난해 12월 8억6000만원에 팔렸다. 창릉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가 인근 단지 시세보다는 분양가가 적어도 1억원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따라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인근 시세보다는 저렴하고, 1·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에 적지 않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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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보이는 공공분양 단지는 대부분 사전청약을 거쳐 본청약을 진행하는 물량이다. 단지마다 상당수 분양 물량이 과거 사전청약을 통해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본청약 물량은 사전청약분을 제외한 뒤 남은 것이어서 단지 규모에 비해 공급량이 적은 편이다. 공급 물량이 줄면 청약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약 문턱도낮아져… '3중벽'으로 둘러싸인 공공분양 청약시장
게다가 청약 문턱까지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 말 민간분양·공공분양 간 청약 벽이 허물어졌고, 아파트 이외 공시가격 5억원 이하 단독주택·빌라 소유자도 무주택 자격으로 청약할 수 있게 됐다. 공공분양 청약시장이 △적은 공급 물량 △분양가 상승 △치열한 청약 경쟁 등 3중 벽으로 둘러싸인 셈이다.
청약 자격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공공분양은 해당 주택 건설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만 청약 신청할 수 있다.
공공분양은 특별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유형, 민간 분양 특공과의 차이 등도 잘 살펴봐야 한다. 공공분양 단지에선 특별공급은 유형도 많고 물량도 많은 편이다. 유형마다 우선공급 기준과 배점 등이 다른 만큼 본인에게 어떤 유형이 가장 유리한지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일반공급을 노린다면 청약통장 월 납입액을 25만원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 일반공급에서는 청약통장 납입액이 많을수록 당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청약통장 월 납입 인정 한도를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