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기업 CK허치슨 "33조원에 매각"
트럼프 압박에 백기…"미국의 승리"
미국이 운하 양측 항구 통제권 확보
|
홍콩에 본사를 둔 CK 허치슨은 이날 미국과 스위스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항만 사업을 228억 달러(약 33조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파나마뿐만 아니라 23개국에 위치한 43개 항구에 대한 운영권도 포함돼 있다.
홍콩 재벌 리카싱 그룹 계열사인 CK 허치슨은 이번 계약을 통해 블랙록이 지원하는 투자 그룹이 파나마 포트 컴퍼니의 지분 90%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년 넘게 파나마 운하 양측의 발보아·크리스토발 2개 항구를 운영해 왔다.
이번 거래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되찾겠다며 압박을 지속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운하 양측의 항구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됐다. 지난 1월20일 취임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외교적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운하는 파나마 정부가 감독하는 '파나마 운하청'이 운영하고 있으며, 운하 주변에는 여러 개의 항구가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CK 허치슨 등 중국계 기업들이 파나마 항구를 운영하는 것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해왔다. 홍콩 기업인 CK 허치슨은 중국 정부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홍콩 기업들이 중국의 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파나마 운하를 매년 이용하는 1만3000~1만4000척의 선박 중 미국과 연계된 선박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에게 파나마 운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한다. 파나마 운하를 통해 세계 170개국의 1920개 항구가 연결된다. 이 때문에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거래는 미국에게 '엄청난 승리'로 평가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국무장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중남미를 방문했으며, 파나마에서 중국의 운하 진출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파나마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루비오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CK 허치슨이 향후 파나마 항구를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