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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안보’+‘경제’ 통일외교 ‘박차’

박근혜 대통령, ‘안보’+‘경제’ 통일외교 ‘박차’

기사승인 2015. 09. 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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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안보대화 첫 참석 기조연설 "군사적 신뢰구축, 남북한 군비통제, 한반도 비핵화가 통일 해법"...진리췬 AIIB 총재 지명자 접견, 동북아개발은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계, 북한 개방 '경제적' 통일 방안 모색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25 남북 간 극적 합의의 ‘불씨’를 살려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실질적인 통일을 위한 매듭을 하나씩 풀어 나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차분하고도 치밀한 ‘통일 행보’는 9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남북은 8·25 합의 사항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 달 갖기로 후속 조치 이행에도 8일 합의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남북 간 실질적 통일을 위한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논의와 협의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먼저 안보적 측면에서 남북 통일을 위한 해법과 관련해 이날 저녁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5 서울안보대화’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군사적 신뢰구축과 남북한 군비통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은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와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정상적인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면서 “북한이 용기를 갖고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심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반도 통일은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면서 “세계사적으로는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종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연결해서 인류 번영의 획기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리췬(金立群·66)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 지명자를 만났다. 남북 통일을 위한 경제적 문제 해결하기 위해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한국 주도의 동북아개발은행(NEADB) 구상에 대한 적극 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한·동북3성·연해주 등 동북아 지역에 특화한 개발은행으로서 AIIB와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여건이 조성돼 한국이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할 경우 총재 지명자의 적극적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 지명자는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키기 위한 박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개발은행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잘 조화를 이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AIIB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진 지명자는 지난달 24일 회원국 전원 합의로 선출됐다. AIIB가 공식 출범하면 정식 총재로 임명된다. 진 지명자는 선출 이후 AIIB 회원국 순방 첫 국가로 한국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 AIIB 출범과 운영 과정에서 한·중 두 나라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면서 “AIIB가 아시아 경제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인프라 투자 경험이 많고 경쟁력이 높은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 우수한 한국 인재들이 AIIB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총재 지명자가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진 지명자는 “한국의 AIIB 가입결정이 AIIB 출범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감사를 표하고 “AIIB가 공식 출범한 후에도 한국이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달라”면서 “AIIB 구상 당시 중국이 첫 번째 협력 대상으로 한국을 생각할 정도로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진 지명자는 “앞으로 AIIB가 일류의 다자개발은행이 돼 아시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한국인과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북아개발은행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통일구상에 포함된 내용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주변국과 NEADB를 설립해 북한과 주변 지역의 경제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 전승절 방중 기간에 시 주석과 리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NEADB 설립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 모두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지지를 이끌어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진 지명자를 만난 것은 단순히 AIIB와의 협력 차원을 뛰어 넘어 북한을 통일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인 경제적 해법 중에 하나인 AIIB와 NEADB 연계 방안 모색이다.

전문가들은 남북 간 통일 비용으로 1조원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통일 비용을 충당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바로 AIIB를 통한 대규모 북한 인프라 투자와 향후 남북 주도의 NEADB 설립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포함해 57개국이 참여하는 AIIB를 통해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현실화 할 계획이다. 한국은 박 대통령의 동북아 협력 방안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를 연계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통일로 이끌어 내고, 통일 전후 비용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일에 대비해 AIIB가 한반도에 주는 미래 구상과 전략을 짜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 “AIIB를 활용해 남북 관계의 새 장을 열고 통일 경제로 가는 디딤돌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중이 함께 북한 인프라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동북아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도 AIIB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AIIB의 북한 인프라 개발 투자 성과가 나오게 되면 통일금융을 조달할 수 있는 문도 활짝 열릴 것이다. 통일경제라는 큰 틀에서 보다 전향적인 역할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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