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곧 만날 것"
AP "젤렌스키 사우디 방문 가능성"
미·러·우크라 정상회의 시나리오 주목
우크라 제1부총리 "중동 국가들과 경제협정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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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등 미국 대표단이 이르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 우크라이나가 참여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사우디에 머물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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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우크라 대표단, 사우디서 젤렌스키 방문 가능성 타진"...미·러·우크라 정상회의 극적 시나리오 실현 주목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이 지난 12일 전화 통화에서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루비오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4일 통화한 후 확정된 것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전쟁을 중단하길 원한다면서 푸틴과 '매우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관여하냐'는 질문에 "그도 관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사우디에서 진행될 미·러 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이 만나 최종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미·러 협상에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합류하면서 미·러 정상뿐 아니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극적인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젤렌스키 측근들, 미·러 사우디 협상 참여 부인
우크라 제1 부총리 "우크라 정부, 중동 국가들과 경제 협정 체결 준비"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러 주도의 종전 협상에 극도의 불신감을 나타나면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관여를 요청하고 있어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협상에서 미국·유럽·우크라이나·러시아의 의견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끝내고 '정의로운 평화'를 가져올 계획을 개발할 때까지 러시아 대표단을 직접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전날 자국 방송에 우크라이나가 사우디에서의 미·러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이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할지나, 누구를 만날지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역내 국가들과 중요한 경제 협정을 체결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표단이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비리덴코 발언이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과 왈츠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우디에서 '회동'을 가질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해 정말 좋은 진전을 이루길 희망한다"고 말한 수시간 만에 나온 사실에 AP는 주목했다.
위트코프 특사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논의할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날 저녁 사우디로 떠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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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국 CBS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논의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기회가 오면 그 방법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 우크라이나 측이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 "현재 진행된 것은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는 것이고, 양측이 이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진짜 협상에 도달하면 우크라이나가 개입해야 할 것이고, 유럽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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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특사가 전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참여하지만, 유럽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유럽 정상들의 반발을 불러온 것을 수습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왈츠 보좌관도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유럽 정상들이 일부 협상 진행 순서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나는 그들과 협의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반론해야 하는데, 그들과 절대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를 논의하는 긴급 유럽 정상회의를 17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는 독일·영국·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 정상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