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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김남국 사태와 국민의 역린...본질은 ‘가난 코스프레’

[데스크칼럼]김남국 사태와 국민의 역린...본질은 ‘가난 코스프레’

기사승인 2023. 05. 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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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심형준 사진 최종
초기 로마는 사회 고위층의 자발적 희생 등 솔선수범이 부국강병을 이룬 바탕이 됐다.
귀족들은 기부·헌납 등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기원 전후 세계 1위 강국이던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과 로마가 맞붙은 포에니 전쟁 중 2차 전쟁에선 로마 최고 지도자이자 군 사령관 격의 콘솔들이 16년간 13명이나 최전선에서 싸우다 전사했다.

고위층의 이같은 자발적 희생을 바탕으로 로마는 카르타고를 꺾고 결국 지중해 주인 자리를 차지하며 최강 국가 반열에 올랐다.
오늘날 고위층의 사회적 의무 실천을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어원이 '귀족은 의무를 진다', '귀족은 신분에 어울리는 의무를 져야 한다'는 프랑스어 표현이 유래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와신상담'의 주인공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원수의 나라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는 인생 전반기에는 정치·군사 지략가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인생 후반부에는 모든 권력을 버리고 상인으로 변신해 살아간 궤적이 추앙을 받았다.

그는 19년 동안 세번이나 억만금을 모았으나 재산 모두를 이웃과 친인척에세 나눠줬다. '삼치천금', '삼취삼산'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 배경이다.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에서 "부자하면 모두가 도주공(범려)를 입에 올렸다"고 최고의 호평을 남겼다. 후대에도 범려가 중국 부자의 대명사로 불렸다는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 고위층이 솔선수범해 국민의 모범을 보인 집단은 성공의 기회가 주어진 반면, 그렇지 못한 집단이나 개인은 결국 민심으로부터 외면받는 등 운명이 크게 갈렸다.

조국 사태로 도덕성의 치명타를 입은 더불어민주당이 요즘 김남국 의원 코인 거래 의혹으로 창당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까지 겹치면서 벼랑끝 위기의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김 의원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시민단체의 각종 고발 내용은 정치자금법 위반의혹을 시작으로 범죄수익 은닉·조세포탈·뇌물 수수·자본시장법 위반·금융실명법 위반 등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여러 의혹이 사실인지는 사법부 판단에 맡기면 될 일이고 국민들이 김 의원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본질은 따로 있다. 김 의원은 평소 구멍 난 신발을 신고 매일 라면만 먹었다더니 코인 투기에 수십억을 굴린 자산가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난 코스프레'였느냐는 비난이 나온다.

또 김 의원을 비난하는 비명계 의원들에게 연일 문자 폭탄을 쏟아내는 강성 지지층 개딸들이나 이들 개딸과 이번 기회에 결별하라는 조언에도 묵묵 부답인 이재명 대표의 태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 정치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국민정서의 역린은 최소한 지켜달라는 요구가 무리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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