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가시밭길’

당정갈등 부각시키고 상처만 남긴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만찬의 후폭풍이 거세다.

독대 요청의 사전 유출 논란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측의 신경전이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채 '당정갈등'의 심각성만 부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뤄진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이후 친한(친한동훈)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인사말도 없이 곧바로 식사를 했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따로 없었다"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무산 원인이 사전 언론 공개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형식이 내용보다 앞서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의정갈등과 관련해)한 대표와 대통령의 인식이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가 현안마다 충돌하면서 신뢰가 떨어져 당정갈등에 이어 국민의힘 내부 계파 균열까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독대 논란을 두고 친윤계의 '한 대표 때리기'가 매서웠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은 "차기 대권을 위한 내부 분열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대통령의 체코 원전 성과를 거론하며 "여당 대표와의 견해 차이, 갈등 부분만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정, 당내 갈등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표면화되자,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회자된 사자성어인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언급하는 엄중한 시기에 당정이 적전 분열하는 모습을 좋게 바라볼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