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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회복세를 띠고 있다. 5월 거래량이 약 5000건에 달하고, 아직 신고기한이 한 달 남은 6월 거래량도 벌써 3200건을 넘어섰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매매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계약일 기준) 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총 4946건에 달한다. 이는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아파트 전셋값 및 분양가 상승세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들썩이자 시장금리 인하를 틈타 관망하던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 등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완화 혹은 폐지)론이 불거지면서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하려는 수요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거래량은 지난달 들어 더 빠르게 늘어난 분위기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은 총 3208건이다. 신고 기한이 7월 말까지로 아직 한 달 정도 남았는데 5월 거래량의 65%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형은 5월 계약 건수가 7건인데, 이날까지 신고된 6월 계약분은 2배 가까운 13건에 달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 59㎡형도 5월에 한 건도 팔리지 않았는데 이날까지 4건이 계약됐다.
거래가 속속 이뤄지자 집주인들은 매물은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총 8만809건으로 지난달 동기(8만4578건) 대비 4.5% 줄었다.
매물 부족 속에 사려는 사람이 늘면서 거래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거래가격이 전고점에 육박한 단지도 많아졌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형은 지난달 7일 2건이 26억원에 팔렸다. 이는 역대 최고가인 2022년 4월 26억5000만원의 98% 수준이다. 연초 22억∼2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6개월 새 3억∼4억원이 오른 셈이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형도 최근 15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인 15억9500만원(2021년 10월)의 94%까지 올라왔다.
정부가 스트레스 DSR 시행을 오는 9월로 두 달 연기하자 매수 대기자들이 제도 시행으로 대출 금액이 줄어들기 전에 주택 구매를 앞당긴 게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