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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의 희망,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 시작

‘간암’ 환자의 희망,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 시작

기사승인 2024. 07. 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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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폐암에 이어 두경부·육종암 등 난치성암 순차 적용
이익재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치료 성적 제고 힘쓰겠다"
이익재 교수 연세암병원
연세암병원은 세계 최초로 회전형치료기 2대 가동을 통해 환자 동시 수용력을 높이는 한편 전립선암·췌장암·폐암 등에 이어 두경부암과 육종암 등으로 중입자치료 적용 암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익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4일 "중입자치료는 기존 치료에 비해 더욱 큰 암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에 나선 연세암병원이 간암 환자에 대한 치료를 시작했다. 연세암병원은 전립선·췌장·폐암 등에 대한 중입자치료를 시행중이다.

4일 연세암병원에 따르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간 특성상 간암은 발견되면 통상 3기인 경우가 많다. 간암 말기에는 황달이나 심한 통증을 경험하지만 증상만으로 간암을 진단하기 어렵다. 조기진단 및 근치적 치료를 위해서는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간경변증 및 간암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 감시검사가 필요하다.

간암 치료법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이 있다. 중입자치료는 무거운탄소 입자를 활용한 방사선치료다. 기존 방사선치료는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 방사선 강도가 약화되고 경로상의 다른 생체조직이 피폭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중입자치료는 목표하는 일정 깊이에서 방사선량이 최대가 되는 '브래그 피크' 특성 때문에 정상조직에 대한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고 악성종양에 대한 집중·정밀 치료 효과를 높인다.

이익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발생 시 이용하는 가속 입자가 무거울수록 동일 선량 대비 방사선 파괴력이 커지는데 중입자치료 시 이용하는 탄소 이온의 질량이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기존 치료에 비해 더욱 큰 암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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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회전형치료기에 오른 환자의 호흡동조확인을 위해 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 회전형 2대다. 고정형은 전립선암 치료에 활용되고, 췌장·폐암·간암 치료에는 회전형이 사용된다. 회전형치료기는 조사 부분이 360도 돌아가는 만큼 환자 특성에 맞게 조사 각도를 조절 가능하다. 이 교수는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정상 장기에 줄 수 있는 피해 등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암 위치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초기나 국소 진행성 간암의 경우 4~12회에 걸친 소분할 중입자치료를 시행한다. 일본 군마대학병원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2년 국소제어율은 92.3%나 됐다. 종양 크기가 4cm 이상인 경우에도 2년 국소제어율은 86.7%, 2년 생존율은 68.3%로 높았다. 치료성과는 물론 환자 만족도도 높다. 치료에만 걸리는 시간은 1회당 2분 내외. 12회 기준 3주면 중입자치료 종료 후 추적관찰에 들어간다.

간암 치료에 중입자치료가 적용됐지만, 다양한 간암 병기 및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 효과를 위해선 중입자치료 단독 시행은 물론 항암제 등 기존 치료법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토콜 개발이 필수다. 이 교수는 "간암은 위치나 상태, 크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옵션이 있다"며 "다학제 논의를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중입자치료 상담 클리닉에서는 간암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해 중입자치료 적합성 여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방사선종양학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협진을 의뢰한다. 김미나 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간경변증 등 만성 간질환을 동반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적절한 간암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간암 병기, 간 기능, 이전 간암 치료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세계 최초로 회전형치료기 2대 가동을 통해 환자 동시 수용력을 높이는 한편 전립선암·췌장암·폐암 등에 이어 두경부암과 육종암 등으로 중입자치료 적용 암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난치성암 극복의 희망을 열겠다는 목표다.

이 교수는 "중입자치료를 간암에 적용하면 치료 성적은 물론 치료 가능한 환자 범위를 늘릴 수 있다"며 "다른 암 치료법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연구 등을 이어가며 성적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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