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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인데… 부동산PF 우려에 한투證 신용등급 전망 하향

역대급 실적인데… 부동산PF 우려에 한투證 신용등급 전망 하향

기사승인 2024. 09. 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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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안정→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6월 말 5조1000억원 집계… 익스포저 ↑
수익성 중심 전략에 리스크 관리 소홀
올해 역대급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해외시장에선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 우려가 경쟁사보다 크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신평사들엔 한국투자증권의 타사 대비 우수한 수익성이 부동산 관련 손실 우려를 상쇄시킬 수 있단 평가가 우세했지만, 무디스는 부실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강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 경쟁사보다 많고,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큰 브리지론과 토지 담보 비중도 높다.

수익성에 방점을 맞춘 경영전략이 관련 리스크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09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으나, 작년 말 3조9000억원이었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6월 말 기준 5조1000억원까지 늘어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외화 선순위 무담보채권의 신용등급을 Baa2(안정적)에서 Baa2(부정적)로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을 내린 것이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을 내린 이유로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PF 리스크를 꼽았다. 수익성 제고 이면에 커진 리스크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PF·해외대체투자 손실 우려 등으로 지난해부터 증권업계는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는 등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힘썼다. 이는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이어지며, 작년 증권업계의 부진한 영업실적에 원인이 되기도 했다.

올해 들어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면에서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올해 큰 규모의 충당금 발생은 없었으며, 주식거래 증가, 금리인하 기대감 반영 등 개선된 경영환경과 맞물려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4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이 기간 266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기준)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한 7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역대급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무디스가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리스크를 지적한 것은 여전히 높은 부동산금융 관련 익스포저 탓이란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올해 6월 말 기준 5조1000억원(투자원금 기준)이다. 자기자본의 약 64%에 달한다. 여기에 작년 말(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1조2000억원가량 늘었다. 증권업계의 부동산 익스포저 축소 기조와는 대비된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3조6000억원), NH투자증권(3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다. 무디스는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등급은 Baa2(안정적)로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보다 높은 A3(안정적)로 평가 중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국내 브리지론과 토지담보 익스포저가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경쟁업체보다 높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부동산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브리지론·토지담보가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본계약 PF에 비해 손실 우려가 더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이 부동산 관련 리스크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큰 국내 부동산PF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과 위험 감수 수준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PF 관련해서는 선순위와 중순위라도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기에 익스포저가 확대됐다고 해서 손실 위험이 커졌다고만 볼 수 없다"며 "부동산 PF는 내부적으로 철저하게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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